희망을 주는 사람
-지체장애 조영준 군 대학서 봉사활동도…-

“희아 누나처럼 나를 보는 모든 이에게 동정을 받는 사람이 아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체장애를 극복하고 당당히 대학에 입학해 장학금은 물론 동아리에서 재능과 끼를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는 조영준(19·부평1동) 군. 실제로 한 손으로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하고 하모니카도 불며 양로원 봉사활동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그런 연주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 것은 그의 웃음이다. 언제나 환하게 웃는 그를 보면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던 사람들도 나중엔 그의 웃음에 반하게 되고 만다는 것.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다닐 수 있는 조 군이 태어나면서부터 장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태어 난지 10개월째 되던 날, 잠깐의 부주의로 한옥 마루에서 마당으로 떨어지면서 뇌출혈을 일으켜 목조차 가눌 수 없는 식물인간상태가 됐다.
손가락 하나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조 군이 6년 넘게 재활병동에서 어머니의 뒷바라지를 받으며 피나는 노력을 한 결과는 겨우 오른손을 조금 사용할 수 있는 정도였지만 그것은 새로운 희망이었다.
재활치료로 남들보다 1년 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해 매일 어머니의 등에 업혀 등, 하교를 했지만 일반 사람들과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선택했다. 12년 동안 만난 많은 선생님과 친구들 중에는 사랑으로 용기를 주시는 분도 있었지만 육체의 상처보다 더 아픈 가슴의 상처를 주는 일들도 참 많았다. 그럴 때면 더 밝게 웃고, 더 크게 노래를 불렀다. 피아노를 몇 시간이고 치고 나면 아팠던 마음도 풀렸다.
그는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나선다.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도망가지도 않는다. 학급 임원을 하기도 하고 시낭송대회에 나가 인천지역에서 최우수상을, 전국대회에서는 금상을 거머쥐기도 했는데 그의 시를 듣는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평범한 학교생활은 아니었지만 평범하게 보내려고 애쓴 조 군은 지난해 3월 용인에 있는 강남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 하게 됐고, 학과공부는 물론 기독교 동아리인 ‘Echo(에코)’에서 장애인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복수전공으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기도 한 그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아닌 인격체로 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여러 가지 불편함에도 배려를 아끼지 않고 함께 공부하고 있는 강남대 교수님과 학생들 그리고 늘 사랑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는 에코 모든 회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환하게 웃는 그의 웃음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