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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의 터줏대감 ① 복화루

-60년 전통 자장면 맛보세요-

200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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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거리 뒤편 수선골목에 위치
새벽시장 싱싱한 재료… 배달 없어

부평문화의 거리에서 60년째 중국 요리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본위·왕수영 부부
 
  길을 걷다보면 간판을 바꾸고 새로 시작하는 가게를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새 또 다른 간판으로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만큼 영업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말일 게다. 하지만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오랫동안 지역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곳도 있다. 우리 부평에도 그런 곳이 있다. 주인도 손님도 대를 이어 인연을 맺으며, 지역의 이름난 명물, 명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곳들이다.
어렸을 적 특별한 날이면 으레 자장면을 먹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자장면 그릇에 코를 박고 정신없이 먹다보면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의 하나인 자장면. 1905년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 국내 최초로 자장면을 선보인 것이 원조라고 하니 자장면의 역사는 100년도 더 지난 셈이다. 한국 자장면의 원조가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라면 부평 자장면의 원조는 단연 ‘복화루’다.
복화루(福華樓)는 해방직후인 1947년 처음 문을 열었으니 족히 60년은 넘은 전통 있는 중국집이다. 부평 문화의 거리 뒤편 수선골목(양키시장)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은 처음 문을 연 바로 그 자리다.
처음 복화루의 문을 연 사람은 이복충 씨(1987년 작고). 상호는 형제들의 돌림자인 ‘복(福)’자에서 따왔다. 지금은 그의 아들인 이본위(62) 씨가 부인 왕수영(56) 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씨 부부는 모두 중국 산동성이 고향인 화교 출신이다.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 모두 청나라 시대 때 인천으로 내려와 터를 잡았다.
이와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 하나. 6.25 당시 남한으로 중국군들이 내려왔을 때 인근 가게들은 모두 쑥대밭이 될 만큼 피해가 심했지만 복화루는 중국동포가 하는 업소라는 이유로 군인들이 청소까지 도와주고 떠나는 바람에 주위의 시샘을 받기도 했다.
복화루는 보통의 중국집과 달리 배달을 하지 않는다. 배달 직원의 인건비를 아껴 음식재료를 넉넉히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복화루의 음식 맛을 보려면 직접 가는 수밖에 없다. 또 주인인 이씨가 주문과 동시에 직접 요리를 시작한다.
이씨는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 대부분이 아버지 때부터 알고 지낸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라며 “그래서 고기와 해산물, 야채 등 모든 재료를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 내가 직접 음식을 만든다”고 말한다.
복화루의 50년 단골이라는 문희중 씨는 “아들과 함께 찾던 이곳을 이제는 손자와 함께 다닌다”며 “오랜 동안 한결 같은 맛 덕분에 이곳에 오면 편안하고 친숙한 고향 같다”고 말한다.

김금연 기자 choi5876@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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