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돌 맞은 청천동 세쌍둥이
-사회성 발달해 나눌 줄 알고 외로울 여가 없어-
유월이면 세 돌이 되는 세쌍둥이 네를 찾아보았다.
현관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노는 모습과 웃음소리가 집안 가득하다. 주빈, 예빈, 지빈은 까만 눈망울을 반짝이며 동시에 모여들더니 저마다 할 말도 많고 관심사도 각각이다. 볼펜을 만져보는 지빈, 수첩을 넘겨보는 주빈, 옆에 바싹 다가앉아 아픈 곳을 보여주며 빤히 올려다보는 예빈, 어느 꽃이 이렇게 예쁠까 싶다. 첫째 주빈이는 선비타입으로 책을 좋아해 엄마가 필요로 하는 책을 모두 기억하고 찾아온다. 둘째 예빈이는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하며
여성스럽고 막내 지빈이는 개성이 뚜렷하고 동적이어서 늘 놀이를 주도하는 장군감이다.
아침 9시 쯤 기상해 저녁 10시 반이면 취침하는데 13시간을 치우고 먹이고 보살피는 강정화(39)주부는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셋이 함께 자라니 서로 양보하고 나눌 줄도 알고 외로워할 여가가 없다는 것도 다행스럽다. “세 아이 각각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는 강씨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는 훌륭한 신앙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한다. 남편 임상순(40)씨는 퇴근길에 필요한 것들을 사다 나르는 등 여건이 허락하는 한 아내를 돕는다. “힘들다고 짜증을 부리곤 했었는데 남편이 함께 키워주었구나 싶어 고마운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저도 이제야 철이 좀 드나 보다”며 밝게 웃는다. 저출산으로 고심하는 요즘, 씩씩하게 자라는 청천동 세쌍둥이를 보니 힘이 솟는다.
정여훈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