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전하신 행복의 등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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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지 올해로 2554년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사상이 이토록 오랜 시간 종교라는 믿음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지요.
또한, 그렇기 때문에 매번 겸허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되살핍니다.
생로병사의 고해(苦海)를 넘어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시고, 그 깨달음을 온 누리에 전하고자 하셨던 부처님. 따뜻한 봄기운이 가득한 ‘부처님 오신날’ 즈음이면, 그 크고 깊은 뜻을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지금 우리는 “나 죽겠소.” 아우성이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사회와 나라의 일은 돌아볼 여유조차 없는 것입니다. 자연이 아름다운 봄빛으로 물들어도 내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그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부처님은 세상의 이치를 인연생기(因緣生起)로 설명하셨습니다. 즉, ‘원인이 있어 결과가 온다’는 말입니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어지러움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고통 그 자체에
집착해 자신과 주변을 괴롭히기보다, 이것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살펴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외부에 있다고 여겼던 원인이 내 안에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이를 자각하고 나면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안 풀리나’, ‘저 사람은 왜 내 마음을 몰라주나’ 했었던 것들이 결국은 ‘나’의 생각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은 우선 내 마음을 변화시킵니다. 미움이나 원망보다 ‘나부터’라는 적극적이고 건강한 사고를 갖게 됩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됩니다. 부처님은 자신의 깨달음을 혼자 누리지 않으셨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중생들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평생을 탁발수행 하셨습니다. 그것은 부처님께서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내가 아닌 다른 존재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누고, 베풀고, 더불어 산다는 생각만이 우리의 삶을 더욱 기쁘고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지요.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부처님 말씀을 다시 한 번 가슴 속에 되새깁니다. 그리고 불자들을 비롯한 온 국민과 이 깊고 원대한 뜻을
함께 나누는 삶을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여러분 마음속에 자리한 행복의 등불이 빛을 발하길 기원하겠습니다.
홍제스님 : 한국불교 태고종 인천교구 종무원장·부평구 불교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