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통장 ⑫
-“주민불편 줄어들면 큰 보람”-
2006-06-02 <>
모범통장 ⑫
“주민불편 줄어들면 큰 보람”
매달 동네주민들 청소 땀방울
결석땐 벌금… 어르신 잔치 열어
2005년도 ‘우리동네 가꾸기’ 우수통으로 선정된 부평3동 20통 통장 안선숙(46)씨.
둥근 품성이 엿보이는 그녀는 7남매의 4째로 태어나 당시엔 늦은 결혼을 하였다. 충주시 주덕면이 고향인 안씨는 89년도에 부평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였다. 지하수와 관련되는 펌프를 만들어 물을 끌어올리는 자영업을 하는 남편 권순천(48)씨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다복한 가정을 가꾸고 있다.
안씨는 주민들의 마음을 모아 처음으로 청소를 시작한 전 통장의 추천으로 반장일을 하게 되었다.
몇 해 전 여름, 한 밤중에 산사태로 큰 바위와 흙더미가 빌라 지하까지 쌓이고 베란다 방충망이 찢어지며 가스배관이 부서지는 위급한 상황이 동네에 일어났다.
빌라가 붕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통장을 도와 주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복구 작업을 도우기 위해 미숫가루와 차를 준비하는 등 동분서주 몸을 사리지 않았다. 그 일을 높이 산 김원웅 동장과 양기현 통장의 권유로 통장일을 시작하게 된지 5년.
“다행이 큰 돌들이 아파트 사이로 굴러 인명피해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해요.”
위급한 상황을 겪고 나서인지 동네일이 가족을 돌보는 일처럼 하면 할수록 애정이 깊어진다. “청소는 전 통장님이 애써 만든 아름다운 전통이지요, 이 일을 잘 이어나가는 것도 통장으로서 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 간에도 화합의 장이 되고 만날 때마다 의견을 수렴하여 바로 일을 처리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예요.”
지난번 청소 때에는 ‘나무가 많은 동네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무성한 나뭇잎으로 자칫 밤에는 너무 어두워져 아이들에게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주민들과 모여 가지도 치고 주변도 정리하고 나니 동네가 더욱 깔끔하게 바뀌었다.
또한 이 동네는 청소하는 날 결석을 하면 벌금을 낸다고 한다. 오늘은 그 동안 모은 벌금으로 어르신을 위한 잔치가 있는 날이어서 조금 바쁘다고 한다.
한편 요즈음은 같은 통에 자리한 목화빌라가 재건축에 들어가자 세대수가 적은 백운빌라 주민들의 대표로 참석하여 활동하고 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혜택을 찾아 도움을 주고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여 주민들이 편리하게 살게 도와주는 것이 통장의 당연한 일인데, 고맙다는 인사말을 들으면 더욱 고마워지고 보람을 느낀다” 며 “우리 동네는 천사 같은 사람들이 많아 제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아서 힘들지가 않다.”고 한다. 청소를 ‘아름다운 전통’이라며 매달 빗자루를 들고 나서는 안선숙 통장과 주민들의 마음이 아름답다.
<정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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