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고 믿고 싶지 않지만 서른여덟이 되었습니다.
핸드백을 잡던 손에 맞닿은 첫째와
사원증을 매던 목에 매달려 있는 둘째와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해내면 끝나던 직장에서 나와
백가지를 해내도 끝나지 않는 육아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고단하지만 무척 행복합니다.
홀로 컴퓨터를 두드리던 시간들을 지나서
결코 혼자서는 있을 수 없는 시간들을 갖고 살아갑니다.
시끄럽지만 무척 평온합니다.
스스로 선택하였는지 마침내 선택되었는지 모를
예정된 행복이 함께 합니다.
불안하지만 무척 감사합니다.
그렇게 무척 무척 무척 특별한 하루하루를 쌓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