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쑥을 캤지.
그 깨끗한 연초록 나무 그늘아래
꿈결처럼 클로버꽃 향기롭게 피어있고
바람이라도 한자락 불어, 얼핏 뒤척이며 몸을 눕히는 여린 풀숲을 만나면
나도 그들과 함께 풍경이 되고 싶어,
그 안에 들어가 한 켠이 되고 싶어,
속절없이 주저앉아 쑥이라도 캘 수 밖에.
잊혀졌던 멜로디 한자락도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아아.. 못말리게 흐드러지는 봄.
사정없이 내달리는 차소음은 못들은체
도심 한가운데의 옹색한 공원 나무그늘에서
비릿한 풋내와 근원모를 향내에 감동하며
헛손질처럼 쑥이나 캘수 밖에.
다음 세상에는 나무로 와야지.
이 예쁜 초록별 지구에 나무로 다시 와서
우듬지 언저리에 까치집도 하나 달고
발밑에는 보드라운 강아지풀도 조금 둔 채
햇살에 빗줄기에 바람에 몸 맡기고
봄이면 봄마다 이렇게 기적처럼 다시 깨어나 피어나야지.
쑥핑계로 나무그늘에서 어릿대며
해마다 새로맞는 봄이 부러워 나무를 우러르는
여자사람 하나
빙그레 웃으며 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