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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데스크칼럼 2006.06.04

  • 작성자
    부평기적의도서관(96)
    작성일
    2006년 6월 22일(목)
  • 조회수
    626
[아침을 열며] 1,000곳 기적의 도서관을 만들자

[경향신문 2006-06-04 20:57]



인천시 부개동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부평 기적의도서관은 어린이들의 책놀이터다. 땅에 배를 깔고 책을 보는 아이, 의자에 걸터앉은 아이, 벽에 기댄 채 책에 빠져든 아이…. 모두 제각각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어김없이 책이 들려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책은 학습도구가 아니다. 놀잇감일 뿐이다.


지난 3월 9번째 기적의 도서관으로 문을 연 이곳은 100일도 안 돼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인근 아파트는 물론 인천과 부천의 전역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온 꼬마 이용자들이 줄을 잇는다. 평일은 1,000여명. 주말에는 1,500~2,000명이 몰려든다. 그래서 300평도 안 되는 도서관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최지혜 관장은 “책과 친해진 어린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책을 놓지 않는다”며 “책을 통한 학습보다 책과 함께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쪽으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도서관 문화가 바뀌고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수험생들의 독서실로 운영되던 공공도서관이 이제는 주민 참여의 독서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정착되면서 대부분의 시·군·구는 1개 이상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독서NGO인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은 도서관 보급운동을 벌여 지난 3년새 부평 등 전국 도서관 소외지역에 9개나 되는 기적의도서관을 탄생시켰다.


현재 국내의 공공도서관은 모두 487개. 서울이라 해도 남산, 정독, 종로 등 몇개에 불과했던 과거의 공공도서관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눈을 밖으로 돌리면 우리 도서관은 아직도 갈 길이 너무도 멀다.


-인구 10만명당 1개꼴-


미국의 공공도서관 수는 1만2백60개이고 독일은 2만2천3백95개나 된다. 인구 대비로 볼 때 우리가 10만명당 1개꼴인 데 반해 미국은 2만6천명당 1개, 독일은 4,000명당 1개꼴이다. 독일의 경우 공공도서관이 한 마을, 한 아파트단지에 하나꼴로 있다는 얘기다. 독서광인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의 공공도서관이었다”라고 했다는데, 버스를 20~30분 타야 도서관에 닿을 수 있는 우리 현실에서 빌 게이츠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문가들은 책읽는 사회 정착을 위해서는 전국에 최소 1,000개의 공공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도서관당 장서 수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드러난다. 우리나라는 1개 도서관이 평균 3만8천여권을 소장하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71만권, 독일은 15만권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27만권이나 된다.


공공도서관 인프라도 열악하지만, 운영실태는 아직도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중요한 것은 전문인력, 즉 사서 확보인데 많은 도서관의 경우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전문사서의 일을 자원봉사자가 대신 하고 있다. 특히 일선 초·중·고교 도서관의 경우 더욱 심각해 전담사서가 배치된 곳은 전체 학교의 1%에 불과하다.


문화부, 교육부, 행정자치부 등 여러 부처로 분산된 도서관 정책과 행정을 일원화하는 일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립도서관은 문화부가, 학교도서관은 교육부가 관할하는 현행 제도에서는 도서관의 장기 발전은 꾀하기 어렵다.


오는 8월이면 세계도서관인들의 축제인 ‘2006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가 서울에서 열린다. ‘도서관:지식정보 사회의 역동적 엔진’을 주제로 열리는 이 대회에는 150여개국 5,000여명이 참석, 도서관 운영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학술발표회도 갖는다.


세계대회 하나를 유치한다고 해서 도서관 환경이 저절로 개선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공공도서관을 증설하고 책을 비롯한 각종 콘텐츠를 확보, 서비스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일이다.


-정부·지자체 지원 확대를-


우리는 세계최고의 목판인쇄물(무구정광다라니경)과 유네스코가 공인한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직지심체요절)을 찍어낸 기록문화유산국이다. 조선시대에는 관청마다, 문중마다 서적을 간행하면서 ‘문헌의 나라’로 불렸다. 조선 후기 일부 사대부가에서는 수천수만권의 장서를 갖춘 개인서고를 운영하기도 했다. 규장각은 이러한 서적문화의 총화다.


오늘날의 도서관은 더이상 공부방도, 책창고도 아니다. ‘지식·문화 올림픽’으로 불리는 WLIC 서울 개최를 맞아 부평 기적의도서관이 어린이들의 책놀이터가 되듯, 공공도서관이 지역민의 친숙한 사랑방으로 자리잡아 가길 기대해 본다.


〈조운찬 문화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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