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차준택 부평구청장 인터뷰(2018.10.31)
http://www.sisajournal.com/journal/article/178357
시사저널, 차준택 부평구청장 인터뷰
1. 인천 부평구청장에 취임한 지 100일이 됐다. 여정을 설명한다면.
2. 인천지역 기초단체장 중 가장 높은 득표율(69.81%)을 기록했다. 구민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얘긴데, 비결이 무엇인가.
3. 새로운 10년을 위해 ‘부평 미래비전 2020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했다. 어 떤 역할을 하는 기구인가.
4. 원도심의 교통·문화·전통상권을 재생하는 ‘지속가능 부평 11번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원 마련에 어려움은 없나.
5. 미군기지 ‘캠프마켓’ 반환이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6. 부평 경제의 심장은 한국GM이라는 평가다. 한국GM 자동차의 인천지역 시장 점유율은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한국GM의 지속가능성을 돕기 위 한 복안은.
7. 부평국가산업단지가 노후화로 쇠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활력을 되 찾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면.
8. 임기 후 어떤 구청장으로 평가받고 싶은가.
1. 인천 부평구청장에 취임한 지 100일이 됐다. 여정을 설명한다면.
▲ 우선 후보 시절 내세웠던 공약들을 구민들이 참여해 점검하고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지역 주민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주민공약평가단’은 공약의 세부사항을 일일이 살펴본 뒤 토론회와 보고회 등을 거쳐 지난 8월 6개 핵심정책과 36개 세부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앞으로도 공약이 성실히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구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7월 20~27일 ‘22개 동 주민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지역을 돌아다니며 총 69건의 건의사항을 접수해 13건을 해결했다. 나머지 건의사항의 진행 상황과 처리 결과도 구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구민들께 알려드리고 있다.
그동안 인천에서 민간어린이집 부모부담보육료를 부모가 부담하는 곳은 부평과 동구뿐이었다. 무상보육을 실현하려면 민간어린이집 부모부담보육료는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맞다. 국가가 당장 지원하기 힘들다면 지자체라도 나서야 한다. 민선7기 출범 직후 2차 추경예산에 7억3천여만 원을 편성해 부평지역 학부모의 부담을 줄였다.
구민과의 소통이 최우선이지만, 일선에서 구민들을 만나는 공무원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취임 직후 6월 25일부터 7월 4일까지 직원 소통 강화를 위해 ‘직원 소리함’을 설치했다. 총 110건의 건의사항을 접수해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구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약을 우선 추진하면서 불필요한 행정 절차나 예산 낭비는 줄이고 있다. 매달 했던 확대간부회의와 직원 월례조회는 격월마다 한 번씩으로 줄이고, 중복된 업무보고는 폐지토록 했다. 앞으로도 형식적인 회의나 보고는 지양하고 앞으로 부평의 비전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 제시하는 정책들을 살펴볼 것이다.
2. 인천지역 기초단체장 중 가장 높은 득표율(69.81%)을 기록했다. 구민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얘긴데, 비결이 무엇인가.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구민들이 저에게 보내준 압도적인 지지는 비단 저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구민들의 선택은 부평이 변화하고 재도약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절실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본다. 때문에 단기간의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부평의 새로운 미래 10년을 준비하겠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 젊어서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는 구민 분들이 꽤 있었다. 그동안 구청장을 역임하셨던 분들 연령대가 저보다 많아 ‘젊은 사람이 하면 뭔가 변화가 있고 좋지 않겠냐’라는 마음이셨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리적인 나이가 젊어졌다고 하지만, 사실 저도 적은 나이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권위적인 것, 관행적인 것들을 많이 줄여나가는 것이 ‘젊은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유능하지만 부패한 구청장보다는 부족한 점이 있을지 몰라도 청렴한 구청장, 노력하는 구청장이 부평에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다.
3. 새로운 10년을 위해 ‘부평 미래비전 2020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했다. 어떤 역할을 하는 기구인가.
▲ 부평 미래비전 2020위원회는 지난 8월 주민공약평가단의 회의를 거쳐 ‘부평 비전 2020위원회’로 명칭이 수정됐다. ‘부평 비전 2020 위원회’는 부평의 중·장기 발전 목표를 설정하고, 미래 발전계획과 주요 구정 현안에 관한 정책 제안과 자문 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위원회는 구 공무원과 구의원뿐만 아니라 지역에 오랫동안 활동한 구민과 전·현직 대학교수, 연구원, 시민사회단체 및 각계각층 전문가까지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 체계다. 관 주도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 시스템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를 구정에 반영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생활에서 구 정책을 체감하고 있는 구민의 의견을 직접 듣고, 법적 타당성과 실효성 등을 검토해 필요한 사업으로 결정되면 과감히 정책에 반영하겠다. 또 구민과 함께 실행하고, 점검하고, 평가까지 하는 정책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향후 10년, 20년을 염두에 두고 부평의 발전적인 구정을 설계하고 실행시켜 ‘살기 좋은 부평’을 위한 기구로 정착되게 할 것이다.
4. 원도심의 교통·문화·전통상권을 재생하는 ‘지속가능부평 11번가 사업’을 추진중이다. 재원 마련에 어려움은 없나.
▲ ‘지속가능부평 11번가 사업’은 부평구의 중심 시가지를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도시혁신 사업’이다.
정부의 국정과제로 국토부에서 추진하는 ‘2017년도 도시재생뉴딜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되고, 2018년 8월 국비 지원 사항이 최종 확정돼 사업 착수를 준비 중이다.
지속가능부평 사업의 총 사업비는 총 1천642억 원이다. 이미 추진 중인 부처 연계사업(697억 원)과 LH투자사업(400억 원)을 제외한 순수 사업비는 545억 원이다. 국비 180억 원, 시비 90억 원, 구비275억 원이 든다.
구 입장에서는 약 50억 원 내외의 재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재원 확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새로운 부평을 준비하는 사업인 만큼 연차별 투자계획에 따라 적기에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도시재생사업은 인천시에서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시비와 구비 비율을 기존 50:50에서 70:30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시에 건의하는 등 구의 재정 부담이 감소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 미군기지 ‘캠프마켓’ 반환이 추진되고 있다. 구체적인 활용방안은.
▲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는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이전 계획이 확정됐다. 미군기지의 활용 방안을 위해 2008년부터 여론조사, 공청회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2009년에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했다. 미군기지가 반환되면 공원과 도로, 공공청사, 체육시설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시설과 광장, 도서관,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을 통해 공원의 기능을 ‘근린공원’에서 문화적 가치를 위해 건축물을 보존할 수 있는 ‘문화공원’으로 변경해 후손에게도 물려줄 수 있도록 역사성도 고려했다.
부평미군기지는 한류 음악의 발상지 중 하나다. 때문에 주변에 부평아트센터 및 부평음악산업센터와 연결하는 문화벨트를 추진하고, 부지의 역사적 가치를 잘 살린 문화공원을 조성해 부평공원, 부영공원과 연결되는 주민 휴식공간을 만들겠다. 이와 함께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굴포천 복원사업과도 연계해 노후화하고 불편한 군부대도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음악과 물길이 하나 돼 흐르는 생태도시, 시민의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하도록 만들 예정이다.
부평미군기지는 ‘기회의 땅’이다. 일제 강점기 조병창 시설부터 현재의 미군기지까지의 역사성이 그 안에 그대로 살아 있다. 때문에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들은 최대한 보존할 것이다. 여기에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민 편의시설과 생활편의시설 등을 세울 계획이다.
부평미군기지가 지역의 부족한 녹지를 채우고,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져 시민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갖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6. 부평 경제의 심장은 한국GM이라는 평가다. 한국GM 자동차의 인천지역 시장 점유율은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한국GM의 지속가능성을 돕기 위한 복안은.
▲ 지난해 7월부터 촉발된 한국지엠 철수설로 인한 한국지엠 유동성 위기는 부평지역 경제에 지대한 여파를 미치고 있다. 지금은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됐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평구를 포함한 인천시민들은 한국지엠에 대한 불신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법인 분리 문제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구청장 개인이 단기간에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부평구민과 한국지엠이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 상생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정을 운영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한국지엠과 부평구 간 상생협약 체결을 통한 공동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정례 간담회를 열어 지역 사회와 밀접도를 높일 것이다.
지난 7월에 최종 한국지엠 부사장, 8월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GM의 아시아태평양 본부 부평 유치 ▶부평구-한국지엠 간 정례 간담회 개최 ▶상호 협력관계 구축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지역사회 공헌사업 활동 등을 통해 우리 구민들에게 한국지엠이 ‘부평의 정주기업’이라는 인식을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9월 ‘쉐보레 Never Give UP! 차량 기증식’에서 스파크 차량 3대를 부평지역 소외계층 가족에게 기부하는 행사를 열어 우리의 요청에 화답했다.
한국지엠의 지속가능성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한국지엠이 끊임 없이 만나 소통해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하게 협의하겠다. 이런 진정성 있는 신뢰 관계가 꾸준히 쌓이면 결국은 부평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7. 부평국가산업단지가 노후화로 쇠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면.
▲ 부평국가산업단지는 1965년에 조성되기 시작했다. 50여 년이 지나 공간구조가 낙후되고 기반·지원시설이 부족하다. 게다가 주변의 주거단지화에 따른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재정비 사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부평의 교통 여건을 최대한 살려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IT융복합 센터와 지식재산센터가 입주해 부평국가산단이 ‘편리한 광역일자리 거점’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갈산역 인근에 전국 산업단지 중 최초로 산업시설과 업무, 지원, 서비스 기능이 결합된 융복합센터를 세우려고 한다. 이 센터는 연말에 준공 예정이며 지역에서 ICT산업 발전을 선도할 것이다.
또 부평 IC 초입의 대우자동차판매 부지에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해 갈산동 카본엔지니어드 부지 등 현재 부평산단 안팎에 4곳의 지식산업센터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2천여 개의 공장이 입주해 6천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협력해 부평지역 내에 ‘인천시 VR/AR 융합 제작지원센터’를 유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VR/AR(가상현실/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산업 혁신을 유도하고, VR/AR 기술이 타 산업과 융합해 지역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겠다.
부평산단 내에서 이러한 첨단산업이 발전하면 근본적으로 산업 생태계가 바뀌고, 청년들이 모여들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부평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8. 임기 후 어떤 구청장으로 평가받고 싶은가.
▲ 부평에 변화를 가져온 구청장, 구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구청장으로 기억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부평의 새로운 10년과 재도약을 할 수 있는 비전을 세운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이 제 소망이다. 구정은 혼자 이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53만 부평구민과 1천200여 명의 공직자와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본다. ‘구민과 함께하는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고, 그에 맞는 구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