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의’를 표시한 횡단보도
▣ 반이정/ 미술평론가 http://dogsty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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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道)은 마땅히 지켜야 할 이치를 의미하는 형이상학 외에도,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표면의 일부입니다. 요즘은 굳이 메트로폴리탄이 아니어도, 주변 지형이 모두 도로망의 거미줄로 엉켜 있습니다. 이제 길은 도로와 인도라는 이항대립으로 사유되고 적용됩니다. 운행자는 도로를, 보행자는 인도를 자신의 길로 여겨야 합법입니다. 하지만 건물 간의 구획이 인도가 아닌 도로에 의해 금 그어지며, 그 위를 달리는 차량 역시 속력과 위력 면에서 사람을 제압합니다. 인도보다 도로 파손이 큰 우려를 낳고, 도로에 뛰어든 사람보다 정반대 상황이 대서특필됩니다. 횡단보도는 화해할 수 없는 두 세력, 보행자와 운행자의 합의 라인을 빗금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차량 일시정지, 보행자 일시횡단. 그것은 산업화가 인본주의를 배려하는 작은 성의 표시입니다. 하지만 횡단보도의 안전 약속은 경직된 면이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자전거 횡단사고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횡단한 경우에만 보행자로 보호받을 수 있답니다. 저만 몰랐던 사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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