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디자인하자
중부일보 : 2008.03.13
도시경관은 그 도시의 얼굴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간에게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도시환경과 상호 반응하는 창조적 과정 속에서 생활해 나간다고 할 수 있다. 국내의 도시경관은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들어 삶의 질이 풍요로워짐에 따라 이러한 도시경관이 인간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도시 생존력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요인임이 인지되면서, 도시경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도시경관 구성요소로는 도시시설물, 간판, 건축물, 조경 등이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은 그 지역만의 이미지를 결정짓는다.
도시경관 정체성 확립을 조성하는 요소로써, 도시경관 구성요소의 디자인은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미적인 면도 갖추고 있어야 그 지역의 정체성 확립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조롭고 획일화된 도시 구조는 시민들의 능동적인 생활 태도에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흥미 없는 가로나 도시 형태로 인하여 도시 생활에 필요한 활력마저도 상실케 한다. 특히 무질서한 도시경관은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끼쳐, 도시를 더욱 황폐화시키고 열악한 조건의 공간을 조성하는 등 환경적인 악순환을 낳게 된다. 또한 무질서하게 조직된 가로나 도로망은 외국인이나 도시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 많은 혼란을 초래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다양한 도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도시의 이미지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특색 있는 도시경관 수립을 계획하는 것은 우리의 도시 공간을 질서 있고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데 있어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재 국내 도시경관은 그 지역만의 뚜렷한 특색 없이 어느 지역이나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 구조나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그 도시가 지닌 지역적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대표적인 랜드 마크가 존재한다는 것은, 해당 관광객들에게 크게 호소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고유의 도시 이미지가 확립된 세계적 수준의 도시 랜드 마크 수립은 우리나라 도시경관 계획에 있어서 중요 과제 중 하나이다.
국내 도시시설물 및 건축물 디자인은 평범하며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 타 지역과 비교하여 볼 때 차별화를 전혀 느낄 수 없으며, 대부분의 휴지통은 대량생산제품의 획일적인 디자인이나 가로등 디자인은 거리의 이미지와 주변 건축물 디자인과 주변 경관디자인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 도시의 이미지를 상징하고 대변하는 도시시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간판은 그 도시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현재 국내 간판의 50% 이상이 불법간판이다. 법규를 지키지 않고 상업적인 이득만을 위해 도시경관을 훼손하고 보행자에게 보행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간판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함축적으로 표시하고 다중의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그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현란한 색상의 무분별한 간판은 오히려 그 기능을 저해하며 지역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도시민의 삶의 질을 저해한다. 간판의 기능적 특성을 살리면서 도시경관의 이미지도 살릴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해결책 강구가 필요하다.
한국은 IT강국으로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하여 모든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국제화 시대에서 많은 외국인을 유치하고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국의 이미지를 굳혀 정체성을 확립하여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지역 특성을 잘 나타내고 도시의 미관을 고려한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미적, 정서적 충족감을 느낄 수 있고,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 디자인하기 캠페인에 우리 모두 적극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송미정/한양대 디자인전공 교수
자료관리 담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