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는 두 가지 자랑거리가 있어 화제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이곳저곳 살피시는 동장님과 등교와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교통정리를 하시는 호루라기 할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이다. 모두 보통 일 같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교통정리를 하시는 할아버지는 10년이 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 학생들 방학 때 이외는 쉰 적이 없으시다.
도보를 이용했던 시절에서 자동차가 늘어나고 이제는 웬만한 곳도 차를 타고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차가 흔치 않던 시절,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신속한 교통수단이었다. 학교 등하교시 시골 비포장 길을 자전거를 탄 학생들이 무리지어 달리는 모습이 생각난다. 폭이 좁은 논두렁 길과 물살이 제법 센 여울을 가볍게 건너는 자전거 솜씨는 그야말로 묘기였다.
요즘 다시 자전거에 대한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자전거 타기가 건강 생활 패턴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공원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고 산악자전거, 전국도로일주 등 자전거 동호회도 여럿 생기고 있다. 세상은 변하기 마련이어서 흔하다가도 어느 사이 없어지고 없어졌다가도 다시 생기고 하는 것이 세상일이다.
인천지역만 해도 '인천지역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범시민적 운동과 조례안 제정을 본격화 하고 있다. 자전거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도시개발사업지구내 자전거 조례안의 의무화, 자전거 관련 전문부서 신설, 시민 자전거 보관 및 대여, 주차장 확충, 자전거 활성화위원회 설치 등이다.
물론 시민 의견과 관련부서 간의 견해 차이는 예상되지만 시민의 활용도를 감안하여 합리적인 조율을 기대해 본다.
자전거 도시는 환경친화적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매연 감소와 교통체증을 줄일 수 있으며 심각한 환경 및 교통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용이한 방법이다.
거시적인 효과로는 에너지 절약과 시민 건강 증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튼 자전거 도시는 장점이 훨씬 많은 변화하는 현대 도시생활에 있어 실천 가능성이 높은 시책이라고 보는 것이다.
자전거를 직접 타고 동네 한 바퀴를 순찰하는 동장님 모습이 일단 멋지고 따뜻하다. 쓰레기 무단투기 된 골목은 없는지, 도로상 맨홀뚜껑이 파손되어 위험한 곳은 없는지, 낡은 현수막이 바람에 날려 보기 흉하게 펄럭이는 곳은 없는지를 자동차로 이용 시보다 자세히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여론과 민원도 저절로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많은 주민들을 접할 수 있는 표현하자면 풀뿌리 자전거 행정이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골목과 아파트 단지 등을 돌면서 살피는 모습은 주민들로 하여금 친숙하고 자연스런 분으로 비쳐지는 것이 좋은 점이다. 시민들이 선택한 국회의원과 구청장, 지방의원들이 오히려 지역구 내지 관할 지역을 도보 또는 자전거로 순시하면서 주민의 여론을 듣고 무엇이 문제인지 살핀다면 그보다 원만하고 효율적인 지역 활동은 없을 것이다.
자전거 도시가 구호로 끝나고 홍보용으로 마감되지 않고 잘 실천되어 배가에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할 일이다. 근거리 일을 볼 때에는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의식과 학교, 동사무소, 은행, 지하철 역, 아파트 단지를 비롯하여 웬만한 곳에는 자전거 공기주입구와 자전거 보관 간이 주차장 시설이 완벽하게 비치된 자전거 도시는 곧 환경친화적 명품 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한편 세부적인 제안사항으로 자동차 도로 위주의 도시개발에서 자전거 도로 의무화 용적률 확보가 제도적으로 마련되고 기존 도시의 인도 전용으로 조성되어 있는 도로를 자전거 활용을 겸할 수 있는 도로로 추진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동네 자전거 동장님과 교통정리 호루라기 할아버지 같은 분이 계시기에 한동안 닫혔던 기대감이 다시 희망의 생체리듬으로 전환되는 활력소가 되어 무척이나 기쁘다.
/최영재 가좌2동 주민자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