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사랑
우리집은 인천 갈산동이다. 처와 애들은 이사온지 7년이 됐지만 난 일년 남짓 되었다. 한 십년정도 돈벌이 핑계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집사람 옆에 온지 그렇게 된 것이다. 직장은 서울 사당동에 사무실을 마련하였다. 출퇴근은 차를 이용하던지 지하철을 이용하여야 한다. 처음에는 자가용을 주로 이용하였지만 비용도 절약할 겸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장 가까운 갈산역을 이용하였다.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그동안 공사만 하던 굴포천 공사가 완공되어 물이 흐르면서 그 주변이 아주 깨끗해졌다. 봄이 오고 날이 풀리면서 천변을 따라 부평구청역까지 조금 더 먼길을 이용하고 있다. 시간은 걸리지만 흙을 밝으면서 물소리도 듣고 개나리 철쭉 피는 그 길이 너무 좋았다. 전혀 멀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피곤이 풀리면서 아침 저녁으로 그 길 지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오늘 아침에도 일부러 아파트 후문으로 빠져나와 계단을 타고 내려와 징검다리를 건너 흙길을 걷는다. 벌써 개나리는 활짝 피었고 연초록으로 노란저고리에 물들이듯 수를 놓고 있으며 옷고름인양 길게 삐져나온 놈도 있다. 사랑스레 눈길한번 찐하게 주어 도장을 찍어 놓는다. 녹색쪼끼 할아부지들이 심어놓은 한 무더기 철쭉은 젖몽울마냥 맺혔다. 우리집 베란다에는 이미 활짝 폈지만 밖에는 날씨탓인지 조금 늦다.몇칠 있으면 저놈들도 선홍색으로 꽃단장 분단장을 할 것이다. 일부러 건너는 찰랑찰랑 징검다리는 퍽이나 운치가 있다. 구청 앞 삼각지에는 제법 넓은 공터가 있다. 작년가을에 숨 거둔 억새들이 이미터도 넘은키로 미이라마냥 여러그루 서있다. 몇칠만 있으면 파란 물결로 마른 잡초색 억새는 생명을 마감할 것이다. 지하철 입구까지는 백, 황, 자주, 보랏빛 일년초로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다. 기분 좋아지는 출근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나 행정하시는 분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이야기 한다. 특히 요즘은 도덕성 하나로 승부를 걸었던 노무현 전대통령까지 검은 돈에 연루되어 국민들의 가슴에 멍이 들게 하고 있다.그 배신감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그사람들 입장에 서보면 지난 날 많이 반성하고 있을게 틀림없다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기도 한다. 어쨌든 그렇게 어두운 면이 있는 이면에 지방자치단체나 정치가들이 잘하는 것은 도심에 흐르는 물관리는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의 태화강이나 용인의 경안천 등 내가 과거에 근무했던 경험으로 다시 그 곳을 방문해 보면 아주 깨끗해진 환경을 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하천관리는 환경정책과 잘 연계해서 더 쾌적한 환경으로 꾸며주길 바란다.
한가지 더 욕심이 있다면 내가 살고 있는 굴포천도 먹이사슬을 잘 발전시켜서 물고기도 살고 새들이 날라오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부평을 상상해본다.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관건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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