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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보며 흥얼대다 세대 차이를 느껴버렸다 - 전형성(부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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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발행 제3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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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꽃구경하는 유명 관광지인 듯 착각했다. 굴포천변의 4월은 꽃을 찾는 이들로 가득하다. 
굴포천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꽃은 산수유다. 노란 꽃망울이 생기발랄하게, 매일이 다르게 ‘톡톡’ 터진다. 광양 매화나 구례·산청의 산수유만큼은 아니지만, 봄의 다가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산수유가 만개할 즈음, 목련이 하얀 꽃잎을 드러내고 금세 벌어져 하늘을 가린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하며 양희은의 ‘하얀목련’을 흥얼댄다. 그리고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라며 박목월의 ‘4월’을 제스처를 보태 낭송한다. 내 한껏 흥에 취해 목련의 자태를 칭송한다.
목련과 함께 굴포천변 벚꽃도 가득하다. 기후변화체험관으로 가는 야자 매트 길은 우리 부평 벚꽃길의 백미다. 여기서 봄 사진을 안 찍는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봄이다. 조금 성미 급한 꽃잎은 벌써 낙화를 준비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 꽃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공원에서~~”, “하늘과 땅 사이에 꽃비가 내리던 날 어느 골짜기 숲을 지나서~~” 두 노래가 헷갈린다. 하나는 70년대 김만수의 ‘푸른시절’이고, 다른 하나는 90년대 도시아이들의 ‘선녀와 나무꾼’이다.
옆에서 걷던 사무실 젊은 친구들이 어느새 거리를 두고 온다. 아직은 깨닫지 못했다. 봄에 취해서.
한 친구가 묻는다. 잔잔한 웃음을 담고 있다. “그런 노래가 있어요?” “아, 다들 모르는 노래였구나.” 그 친구는 “그만하시지요. 어르신!”이라며 완곡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아, 거기서 멈추었어야 했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 라일락 향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문세 때문이었다.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잊을 수 없는 기억에~~”, “팀장님!” 젊은 친구의 표정이 매서워졌다. “이제 그만 들어가요.” 오늘도 느껴버렸다. 세대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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